이혜미 #뜻밖의 바닐라 #시 #필사 썸네일형 리스트형 [시 필사] 뜻밖의 바닐라, 이혜미 도착하는 빛 눈을 뜨자 빛들이 태어났다 간밤에 그림자를 놓아두고 떠난 이가 창밖에 서렸다 얽혔던 꿈의 다발들을 풀어놓으면 회오리로 찾아드는 밤, 사람을 향해 출발했던 빛점들이 아직 먼 광년을 헤매는지 도달할 행성의 예감으로 눈빛은 진동한다 속눈썹을 타고 길게 날아오르는 빛의 무리들이 정처를 만날 때 풍경이 탄생한다 어둠 속에서 문득 솟구치는 마음처럼 그늘을 품었던 방을 뒤집어 환한 구(球)를 얻으면 흔적으로만 도달할 수 있는 세계도 있었지 잠든 눈가에 진창이 고이듯, 당겨진 눈시울에 먼 빛이 와서 일렁이듯 사라져 더욱 선명해지는 빛들도 있겠지, 물기 어린 행성을 잘 씻어 볕 드는 창가에 놓아두면 감은 두 눈 위로 일렁이던 사람의 윤곽 극야 종지기는 밤에 떠나갔다 안팎의 문을 걸어 닫고 혼잣말을 건넬 때 .. 더보기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