Lo-fi #강성은 #시 #필사 썸네일형 리스트형 [시 필사] Lo-fi, 강성은 섣달그믐 고양이가 책상 위에 잠들어 있다 고양이를 깨우고 싶지 않아 나는 따뜻한 음식을 만들기로 한다 손에 든 감자 자루를 놓치자 작은 감자알이 끝도 없이 굴러 나온다 쏟아지는 감자를 어찌할 수 없어 멍하니 바라보는데 갑자기 라디오가 저절로 켜지고 어제 들었던 노래가 흘러나와 밖에선 종말처럼 어두운 눈이 내리고 있고 나는 이제 잠에서 깨버릴 것 같은데 집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고양이가 너무 오래 잔다 밝은 미래 자정 너머 눈 쌓인 길을 걸어 집으로 가는 남자 인적 없는 밤길 둘에 하나는 고장 난 가로등 갸우뚱했지만 남자는 발이 푹푹 빠져 들어가는 눈길을 겨우 헤치고 나아간다 어디선가 살아 있는 것이 낑낑거리는 소릴 들었지 눈 속에 파묻힌 개를 끌어 올려 품에 안고 작은 개야, 오늘 밤은 나와 함께 가.. 더보기 이전 1 다음